대전예술의전당, 한·중·독 대표 작곡가 작품 풍성 ‘제24회 대전국제음악제’
대전무형유산전교육관, 조선시대 선비가 즐긴 관악기 연주 ‘대전향제줄풍류’

8월의 마지막 주 대전지역에서 동서양을 넘나드는 음악 공연이 열린다. 대전예술의전당에선 ‘제24회 대전국제음악제’, 대전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선 ‘대전향제줄풍류’가 시민들을 반긴다. 여름의 끝자락, 아름다운 음악 선율과 함께 싱그러운 한때를 가슴에 묻어볼까.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이달 31일까지 개최되는 ‘제24회 대전국제음악제’의 홍보물. 대전예술의전당.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이달 31일까지 ‘제24회 대전국제음악제’가 개최되는 가운데 대전국제음악제의 상주악단 DCMF 오케스트라의 모습. 대전예술의전당.

◇대전예술의전당서 고전음악의 낭만에 흠뻑

대전예술의전당은 올해 24회째를 맞이하는 대전국제음악제가 ‘일루미나시옹'(Les Illiminations)이란 주제로 이달 31일까지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과 앙상블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음악제는 아놀드 쉰베르크와 안톤 베베르 등 신 비엔나 악파 작곡가들과 함께 한국, 중국, 독일 등 대표적인 우리 시대의 작곡가들의 작품을 풍성하게 다룬다. 음악가들이 살아간 시대의 꿈과 희망, 좌절과 절망까지 자신의 시대를 어떻게 그렸는지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감의 시간이다. 지난 25일 이번 음악제의 무대를 열었던 금난새의 ‘푸치니 갈라 콘서트’는 푸치니 서거 100주년 기념 오페라로 준비돼 많은 관중의 박수를 받았다. 이와 함께 같은 날 IMK 비엔나 트리오의 감미로운 연주로 고전 음악의 진수를 엿볼 수 있었다. 26일엔 호세 미구엘 로딜라의 지휘와 스페인 무용수들의 춤이 어우러져 열정적인 매력에 빠질 수 있는 ‘춤이 있는 스페인 리리아 앙상블’이 마련됐다. 또한 같은 날 DCMF 윈드 오케스트라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르’라는 미국의 정서가 가장 돋보이는 팡파르와 클래식 재즈, 웅장한 금관악기와 타악기의 조화로 유명하며 정열적인 카르멘과 영화음악, 비틀즈의 명곡 까지 가족과 연인이 함께 즐기는 무대를 선보였다. 27일은 이번 음악제의 주제음악인 브리튼의 일뤼미나시옹이 연주된다. DCMF 신포니에타가 프랑스 천재 시인 아르튀르 랭보의 싲거인 아름다움과 음악적 섬세함을 미세하게 조율한다. 정호진 지휘자의 탁월한 곡 해석과 구은경 소프라노의 노래로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28일은 상블 콘쿠오레의 ‘쇤베르크 150주년 기념공연’이 찾아온다. 서양 음악사를 지배해왔던 기능적인 화성을 버리고, 무조성과 12음계를 창안한 현대음악의 거장 쇤베르크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비엔나 출신 음악가들이 관중을 달빛 아래에서 펼쳐지는 광기의 향연으로 초대한다. 평범하게 듣던 고전 낭만 음악에서 벗어나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근대음악의 시초가 된 모던 클래식을 제공해 그의 음악들을 통해 불안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동시에 정화시키고자 한다. 공연의 정점에 이르는 29일 레지던스 트리오 ‘스메타나&가브리엘 포레’는 세계적 피아니스트 패트릭 오번과 바이올리니스트 김응수, 첼리스트 아틸라 파스토르가 고전 음악 애호가를 환대한다. 모차르트의 우아한 선율과 그의 천재성을, 포레의 프랑스적인 감성이 깃든 멜로디와 스메타나의 강렬한 표현력과 체코의 민족적인 정서를 느낄 수다. 대망의 마지막 무대는 31일 DCMF 오케스트라 ‘신세계로부터’다. 나이덴 토드로프의 지휘와 바이올린 김계희, 비올라 박하양이 호흡을 맞춘다. 한스 베르너의 ‘마왕 판타지’,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을 연주한다. 특히 모차르트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는 김계희와 박하양이 협연해 빼어난 연주력과 생동감 있는 무대로 관객들의 아쉬움을 달랠 예정이다.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23호인 ‘대전향제줄풍류’의 공연 홍보물. 대전문화재단.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23호인 ‘대전향제줄풍류’가 이달 31일 오후 3시 대전무형유산전수교육관 공연장에서 열린다. 사진은 지난 2018년 공연 모습. 대전문화재단.

◇조선시대 대전 선비가 즐긴 풍류음악 ‘대전향제줄풍류’

대전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대전무형유산전수교육관은 이달 31일 오후 3시 기획공연 ‘대전무형유산 대전향제줄풍류’를 진행한다. 대전향제줄풍류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여가시간에 사랑방이나 대청 등에서 심신수양을 위해 즐겼던 음악으로 양금과 거문고, 가야금 등의 현악기와 피리·대금과 같은 관악기 등으로 구성, 영산회상 및 도드리 등의 가락을 연주하는 풍류음악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대전지역에서 전승돼온 대전향제줄풍류만의 다채로운 특별한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프로그램은 총 7개로 줄풍류 중에서 빠른 곡에 속하는 ‘염불·타령’을 비롯해 다양한 곡들이 무대에 오른다. 지속적으로 순환하는 자연과 우리의 삶, 현재와 미래의 순간을 찬란하게 살아가자는 의미를 담은 ‘낙화유수’, 서용석의 가장 대표적인 산조인 ‘대금산조’, 청아한 정가의 창법과 25현 가야금 선율이 어우러져 가곡의 서정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오래된 정원’, 흥남제련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출강’, 한효주·유연석 주연의 영화 ‘해어화’의 배경음악으로 쓰였던 ‘사랑 거즛말이’, 한층 높은 음으로 진행되는 국립국악원 풍류와는 다르게 연주하는 것이 특징인 ‘뒷풍류’ 등이 펼쳐진다. 가야금과 생황, 대금을 아우르는 다양한 전통악기의 음색이 조화롭게 이어질 전망이다. 백춘희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줄풍류는 옛 선비들이 일평생 시가나 학문에 전념하면서도 여가를 즐겼던 악기 연주로, 대전향제줄풍류 공연 감상과 함께 주말 오후의 여유와 낭만을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처
김민 기자 kimmin@daejonilbo.com다른 기사 보기 + 구독